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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피아재의 이야기 보따리/딸피아재의 게임보따리

울티마 : 애플 II에서 시작된 전설적인 RPG의 탄생

by 딸피아재 2024. 9. 19.

서막 : 애플 II와 1980년대 게임 개발의 황금기

1980년대 초, 컴퓨터 산업은 새로운 혁신의 물결 속에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애플 II(Apple II)는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선도하며 개발자와 게이머 모두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당시의 게임 개발은 오늘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한 도구와 제한된 자원을 이용해 이루어졌지만, 창의력과 혁신성만큼은 넘쳐났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등장한 게임이 바로 울티마(Ultima) 시리즈입니다. 울티마는 이후 여러 후속작을 통해 RPG 장르를 정의하고 발전시킨 게임이지만, 그 출발은 애플 II라는 기기에서 작은 시도였습니다. 그리고 이 시도가 어떻게 전설이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리처드 개리엇 :  RPG의 창시자

울티마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리처드 개리엇(Richard Garriott)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닉네임으로는 '로드 브리티시(Lord British)'로도 알려진 그는 울티마의 창조자이자 게임 개발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입니다. 개리엇은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와 게임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던전과 용이 등장하는 판타지 장르의 테이블탑 RPG 게임, 던전 앤 드래곤(Dungeons & Dragons, D&D)에 깊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개리엇은 학교 컴퓨터 클럽에서 애플 II를 접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자신의 첫 게임인 아칼라베스(Akalabeth: World of Doom)를 개발합니다. 아칼라베스는 1980년에 출시된 매우 간단한 RPG였지만, 기본적인 게임 시스템과 이야기 구조는 이미 울티마 시리즈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이 게임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자, 개리엇은 자신의 더 큰 비전인 울티마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D&D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울티마의 아버지 리처드 개리엇

울티마 I : 혁신적인 RPG의 탄생

1981년에 출시된 울티마 I : The First Age of Darkness는 애플 II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한 게임이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는 매우 독특하고 복잡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는데,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오픈 월드 개념이 도입되었다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방대한 맵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었고, 적을 물리치거나 상호작용하는 방식 역시 그동안의 RPG와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울티마 I의 세계는 단순한 판타지 설정을 넘어 공상과학 요소까지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중세 판타지 세계와 함께 우주 여행과 같은 SF적 요소를 결합한 독창적인 세계관은 당시로서는 매우 신선한 시도였습니다. 이처럼 울티마 I은 당시 RPG 장르의 규칙을 깨고, 보다 자유롭고 복잡한 세계를 제시함으로써 이후 게임들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광활한 우주를 여행할수 있었던 오픈월드 형식의 게임

울티마 II와 시리즈의 확장

울티마 I이 성공을 거두자, 개리엇은 즉시 후속작인 울티마 II : The Revenge of the Enchantress의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1982년에 출시된 울티마 II는 전작의 성공을 기반으로 더 큰 세계와 복잡한 스토리를 제공했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시간 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요소가 추가되어, 플레이어가 과거, 현재, 미래의 다양한 시대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울티마 II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게임 시스템이나 스토리 측면에서는 약간의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울티마 시리즈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특히 개리엇은 이때부터 자신의 게임 개발을 더욱 전문화하고, 회사 조직화를 고려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오리진 시스템즈(Origin Systems)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울티마의 흥행으로 탄생한 오리진 시스템즈

오리진 시스템즈 : 울티마의 새로운 집

1983년, 개리엇은 자신의 게임 개발 회사를 설립하게 됩니다. 바로 오리진 시스템즈(Origin Systems)입니다. 오리진 시스템즈는 울티마 시리즈뿐만 아니라 이후 다양한 혁신적인 게임들을 출시한 게임 개발사로, 특히 RPG 장르에서 큰 명성을 얻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 울티마 시리즈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울티마 III : Exodus, 울티마 IV : Quest of the Avatar와 같은 후속작이 이어지며 시리즈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심도 있는 이야기와 게임 시스템을 자랑하게 됩니다. 특히 울티마 IV는 단순한 악당을 물리치는 게임이 아니라 윤리적 딜레마도덕적 선택을 강조한 게임으로, 많은 플레이어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울티마의 유산 : RPG 장르의 발전에 미친 영향

울티마 시리즈는 단순한 상업적 성공을 넘어, RPG 장르의 표준을 세운 게임으로 평가받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많은 오픈 월드 게임, 캐릭터 육성 시스템, 그리고 자유로운 탐험과 선택의 요소는 울티마 시리즈의 유산입니다. 예를 들어, 엘더 스크롤 시리즈(The Elder Scrolls)나 위쳐(The Witcher) 같은 현대의 명작 RPG들도 그 뿌리를 울티마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리처드 개리엇은 울티마 시리즈를 통해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스토리와 상호작용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강렬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매체임을 증명했습니다. 그의 혁신적인 게임 디자인 철학은 오늘날에도 수많은 게임 개발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울티마의 성공은 이후 위처, 엘더스크롤과같은 대형 타이틀을 탄생시키는 영감을 주게 된다.

 

결론 : 울티마, 그리고 게임 역사에 남긴 흔적

울티마 시리즈는 애플 II라는 한정된 기술적 환경에서 출발했지만, 게임의 스토리텔링, 세계관 구축, 그리고 상호작용적인 게임 플레이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으로 게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리처드 개리엇이라는 한 개발자의 열정과 상상력에서 시작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수백만 명의 게이머와 후대의 개발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위대한 유산이 되었습니다.

이제 울티마 시리즈는 과거의 게임으로 남았을지 모르지만, 그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명백히 살아 있습니다. 이렇듯 울티마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한 시대를 대표하는 게임 디자인의 혁신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흥미로웠다면, 울티마를 플레이하던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 보세요. 혹시 울티마를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그 전설적인 여정을 탐험해 보세요. 분명 그 안에서 새로운 영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